세포부터 건강까지, 생명과학 교양노트

생명과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질병, 건강, 유전, 생명 원리를 따뜻하게 풀어내는 전문 블로그

  • 2025. 4. 12.

    by. 의생과친구

    목차

      우리 몸은 수많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효소, 호르몬, 수용체, 항체 등 그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으며,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죠. 그런데 이 모든 단백질은 하나의 공통된 원천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입니다. DNA는 직접 단백질을 만들지 않지만,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이 합성되도록 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이라는 두 단계를 통해 유전자가 단백질로 바뀌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사의 개념과 과정 – DNA에서 RNA로의 정보 전달

      단백질 합성의 첫 단계는 바로 ‘전사(transcription)’입니다. 전사는 DNA의 특정 유전자 부위가 **전령 RNA(mRNA)**로 복사되는 과정입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는 바로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입니다.

      전사는 **프로모터(promoter)**라는 DNA의 특정 신호 지점을 인식하면서 시작됩니다. RNA 중합효소는 프로모터에 결합하여 DNA의 이중나선을 풀고, 한 가닥(주형 가닥)을 이용해 상보적인 RNA를 합성합니다. 이때 합성된 RNA는 티민(T) 대신 유라실(U)을 사용하며, 이는 RNA만의 특징입니다.

      전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개시(initiation), 신장(elongation), 종료(termination).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mRNA는 핵에서 빠져나와 리보솜으로 이동하며, 본격적인 단백질 합성의 무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2️⃣ RNA 가공 – 성숙한 mRNA가 되기까지

      단백질 합성의 전 과정 – 유전자가 단백질이 되는 놀라운 여정

      진핵세포에서는 전사로 생성된 mRNA가 곧바로 단백질 합성에 사용되지 않습니다. 먼저 **전구 mRNA(pre-mRNA)**가 여러 가지 가공 과정을 거쳐야 성숙한 mRNA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과정은 **스플라이싱(splicing)**입니다. DNA에는 실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부분인 **엑손(exon)**과 그렇지 않은 **인트론(intron)**이 섞여 있습니다. 스플라이싱은 이 중 인트론을 제거하고 엑손만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이 작업은 **스플라이소좀(spliceosome)**이라는 복합체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 외에도 mRNA의 안정성과 번역 효율을 높이기 위해 **5' 말단에 캡 구조(5' cap)**가 부착되고, **3' 말단에 폴리A 꼬리(poly-A tail)**가 붙습니다. 이러한 가공 과정은 mRNA가 세포질로 나가 리보솜에 결합해 번역될 준비를 갖추게 합니다. 즉, RNA 가공은 단백질 합성의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번역 과정 – mRNA에서 단백질로의 전환

      두 번째 주요 단계는 ‘번역(translation)’입니다. 번역은 mRNA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아미노산 사슬을 형성, 즉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중심 기관은 **리보솜(Ribosome)**입니다.

      리보솜은 mRNA의 염기서열을 3개씩 나누어 읽는 코돈(codon) 단위로 해석합니다. 각 코돈은 특정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이에 맞는 **운반 RNA(tRNA)**가 해당 아미노산을 운반하여 리보솜에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AUG는 항상 **메티오닌(Met)**이라는 아미노산을 지정하며, 이는 대부분 번역의 시작점으로 작용합니다.

      tRNA는 자신의 안티코돈(anticodon)으로 mRNA의 코돈을 인식하여 정확한 아미노산을 붙입니다. 리보솜은 이를 연결하여 펩타이드 결합을 형성하고, 점차 긴 폴리펩타이드 사슬이 형성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의 단백질이 생성되며, 생성된 폴리펩타이드는 이후 접힘(folding)과 수식(modification)을 통해 기능성 단백질로 변하게 됩니다.

      4️⃣ 번역 이후 – 단백질 접힘과 수식의 중요성

      단백질이 아미노산 서열대로만 존재한다면 제대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기능적 단백질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입체적인 구조로 접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이라고 하며, 이 과정에는 **샤페론(chaperone)**이라는 단백질이 도움을 줍니다.

      또한 단백질은 **포스트번역 수식(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을 통해 더욱 다양하게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당 첨가(glycosylation), 인산화(phosphorylation), 아세틸화 등 다양한 화학적 변화가 이루어지며 이는 단백질의 활성화, 위치 지정, 안정성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후처리 과정은 주로 **소포체와 골지체(Golgi apparatus)**에서 이루어지며, 세포 내 수많은 기능 단백질들이 이 경로를 따라 만들어집니다. 결국 단백질 합성은 단순한 번역 과정을 넘어, 정확한 정보의 해석과 복잡한 가공을 포함한 생명의 총체적인 작업인 셈입니다.

       

       

      단백질 합성은 DNA라는 정보 저장소에서 출발해, RNA로의 전사, 리보솜에서의 번역, 그리고 단백질 접힘과 가공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세포의 생명 활동을 이끄는 주요 물질을 만들어내는 대장정입니다. 이 놀라운 과정은 세포가 기능을 유지하고 생명체가 진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메커니즘입니다. 단백질 합성의 전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유전 질환, 신약 개발, 유전자 조작 등의 첨단 생명과학 분야에 더 깊이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단백질 합성과 연관된 세부 기전도 하나씩 다뤄보는 것은 어떨까요?